당회장 이재록 목사
"저희가 믿음으로 … 사자들의 입을 막기도 하며 불의 세력을 멸하기도 하며 … 또 어떤 이들은 희롱과 채찍질뿐 아니라 … 궁핍과 환난과 학대를 받았으니 이런 사람은 세상이 감당치 못하도다 … " (히브리서 11:33~38)
지난 호에는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믿음으로 불의 응답을 끌어내린 엘리야, 자신의 민족을 살린 에스더, 죽음 앞에서도 타협지 않았던 다니엘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위대한 믿음의 선진들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에서 비롯된 영적인 담대함으로 어떤 위협에도 두려워하지 않았지요.
이번 호에는 주님과 믿음으로 하나 되어 세상을 이긴 신약시대 믿음의 선진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생명도 버릴 수 있는 온전한 믿음
요한복음 6장 53~55절에 "…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말씀합니다.
여기서 인자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며(요 1:1),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요 1:14). 따라서 '인자의 살을 먹는다'는 것은 하나님 말씀을 양식 삼는 것으로, 영적으로 마음에 있는 악을 버리고 선과 사랑으로 채워 자신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때 '인자의 피'를 함께 마셔야 하는데, 곧 하나님 말씀을 배움과 동시에 그 말씀대로 '순종하는 행함'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빛 가운데 행할 때 주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시고(요일 1:7), 믿음을 온전케 할 수 있습니다(약 2:22). 확실한 부활의 소망이 있기에 이 땅의 일에 연연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생명까지도 주님을 위해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온전한 믿음을 갖게 됩니다.
이는 이 땅에 잠시 고난을 받으며 죽임을 당한다 해도 이후에 주어질 하늘의 영광은 그 고난과 족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임을 알고 믿기 때문이지요. 또한 모든 것을 희생하신 주님의 사랑을 깨달았기에 자신도 주님을 위해 기꺼이 생명을 바칠 수 있는 것입니다.
2. 생명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한 믿음의 선진들
1) 극심한 박해와 순교의 길을 걸었던 주님의 제자들
가장 먼저 순교한 야고보는 요한의 형제로서, 헤롯 왕 때에 칼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수제자 베드로는 위협과 옥에 갇히는 시험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담대히 복음을 전파하다가 때가 되어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였지요. 사도 요한은 도미티아누스 황제 때 펄펄 끓는 기름 가마에 던져졌으나 주님께서 함께하심으로 타 죽지 않았고, 이후 밧모섬에 유배되어 요한계시록을 기록하였습니다. 이처럼 주님의 제자들이 박해와 순교의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이 있고, 주님의 사랑이 그들 마음을 뜨겁게 했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드리고 생명을 드린다 해도 아깝지 않았던 것입니다.
2)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다가 참수형을 당한 사도 바울
사도 바울은 날 때부터 로마 시민권을 가졌고, 당시 최고의 지식을 갖춘 엘리트였습니다. 그런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로 모든 것을 버리고, 어떤 역경(고후 11:23~27) 속에서도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자신이 고난받는 것을 오히려 기뻐했습니다. 군중 앞에서 옷이 벗긴 채 매를 맞은 뒤 깊은 옥에 갇히면서도 하나님을 찬미했고(행 16:22~25), 어떤 때는 사람들이 던지는 돌에 맞아 그가 죽은 줄 안 사람들에 의해 성 밖에 내다 버려진 적도 있었지요(행 14:19).
그럼에도 사도 바울이 그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사랑 때문이었습니다(롬 8:35~37). 예전에 교회를 핍박하고 주를 믿는 사람을 잡아 죽이는 데 앞장서는 큰 악을 행했던 자신을 만나 주시고 사도로 세워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크고 감사했던 것입니다.
그는 일생을 이방인의 사도로서 충성하며 복음을 전하다가 때가 되어 칼에 목 베임을 당하고 주님 품에 안기기까지 자신을 온전히 드렸습니다.
3) 원형 경기장에서 극심한 박해를 이겨낸 초대교회 성도들
주후 64년, 로마에 대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네로 황제가 로마를 새롭게 건설하기 위해 방화했다는 소문이 나돌자 네로는 방화의 책임을 기독교인들에게 돌렸습니다. 이로 인해 기독교인들은 체포되었고, 급기야 네로는 원형 경기장에서 맹수에게 찢겨 죽는 그들을 시민들에게 볼거리로 제공했지요.
이때 대부분의 순교자들은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맞았습니다. 어떤 이는 자신의 영혼을 주님께 의탁하는 기도를 하는 중에, 어떤 이는 함께 손을 마주잡고 하늘을 우러러 힘차게 찬양하는 중에 맹수의 공격을 받아 영광스러운 최후를 맞았지요.
4) 핍박에도 굴복지 않고 순교한 초대교회 지도자들과 카타콤 성도들 주후 2세기에는 기독교 박해가 더 심해져서 기독교인들의 공공장소 출입이 금지되었고, 거리에서 폭도들에 의해 돌에 맞는 등 위험을 동반한 신앙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특히 교회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박해가 극심했지요.
안디옥 교회 감독 이그나티우스는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맹수에게 물려 순교했고, 사도 요한의 제자요 서머나 교회의 감독 폴리갑은 로마 황제 가이사를 주로 고백할 것을 강요받았지만 어떤 위협에도 굴복지 않아 결국 화형을 당했습니다. 기독교인들에 대한 핍박이 날로 심해지고 장기화되자 성도들은 지하 공동묘지인 카타콤으로 피하여 언제 잡혀 죽을지 알 수 없는 불안감과 위험 속에서 수년 혹은 수십 년을 지냈습니다.
마치 죽음 속에서 산다고 할 만큼 비참한 생활이었지만 주님을 향한 사랑으로 모든 것을 견뎠지요. 매일 기도와 찬미로 주님의 사랑을 되새기며, 먼저 간 형제들이 천국에서 누릴 즐거움을 얘기하며 소망 가운데 생활했습니다.
로마에서 기독교가 공인되기 전에 있었던 마지막 박해는 참으로 가혹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시민권이 박탈되고 교회가 불태워졌으며 많은 성직자와 교회의 직분자들이 체포되었습니다. 투옥된 지도자들은 로마의 신들에게 제사하도록 강요당했는데, 이에 불복할 때는 가혹한 형벌이 가해졌습니다. 이처럼 심한 박해 속에 죽어간 순교자들에게는 대부분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부인하면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주님을 위해 생명까지 드릴 수 있음을 오히려 기뻐하며 죽음을 맞았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세상이 감당치 못할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함으로 아버지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주시려고 예비해 놓으신 모든 축복을 받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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